직장인 임산부의 임신성 당뇨 극복기 나와 아기를 위한 작은 변화
"임신성 당뇨? 내가?!" 예상치 못한 진단
나는 34살의 평범한 직장인 임산부였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업무를 하고, 바쁜 일정에 쫓기며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때울 때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24주 차 정기검진에서 뜻밖의 결과를 받았다.
"임신성 당뇨 수치가 조금 높아요. 추가 검사가 필요하겠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내가? 당뇨라고?"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몸이 보내는 신호였던 걸까? 의사는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식단과 운동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출근해야 하고, 야근도 잦고,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챙긴다는 게 가능할까?
그렇게 나는 직장인 임산부라는 타이틀을 단 채, 임신성 당뇨와의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출근길 간식부터 바꿨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
처음에는 "그냥 좀 덜 먹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임신성 당뇨는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출근길,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빵이나 단 음료를 사 들고 갔지만, 이제는 삶은 달걀과 견과류, 무가당 요거트를 챙겼다. 점심은 늘 회사 구내식당에서 대충 해결했는데, 이제는 잡곡밥을 챙기고, 국물 대신 채소를 더 먹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동료들과의 커피 타임이었다. "너 임신했으니까, 디카페인 커피는 괜찮잖아~"라는 말에 솔깃할 뻔했지만, 결국 블랙커피 대신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기로 했다. 작은 변화였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바꿔나갔다.
일하면서 운동? 퇴근 후 30분의 기적
"운동을 하세요." 의사의 말은 참 간단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출근하고 퇴근하면 녹초가 되는데, 무슨 운동을 하라는 거지?
처음에는 헬스장을 등록할까 고민했지만, 사실 꾸준히 다닐 자신이 없었다. 대신,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점심시간에는 일부러 회사 근처를 한 바퀴 돌았다. 퇴근 후에는 집 근처 공원을 30분만 걸었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오히려 하루 종일 앉아 있던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밥 먹고 바로 앉아 있지 않는 것. 밥을 먹고 나면 10~15분 정도 천천히 움직였는데, 그것만으로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걸 막을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 불안감과의 싸움
솔직히, 식단 조절이나 운동보다 더 힘들었던 건 마음의 불안감이었다.
"내가 잘못해서 우리 아기한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출산 후에도 당뇨가 남으면 어쩌지?"
출근해서 일하다가도, 밤에 잠을 청하다가도, 문득문득 불안한 생각이 밀려왔다. 그럴 때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주변의 반응이었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원래 임산부들은 다 혈당 좀 올라가~"
"그냥 맛있는 거 먹고 싶은 대로 먹어~"
물론 다들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알지만, 내가 겪고 있는 불안과 현실을 아무도 온전히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직장인 임산부들의 글을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위로받았다.
출산 후,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지만
다행히 나는 무사히 출산을 마쳤다. 그리고 출산 직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됐다!" 하고 안심했던 것도 잠시, 의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임신성 당뇨를 겪었던 분들은 출산 후에도 정기적으로 혈당 검사를 받으셔야 해요. 장기적으로 당뇨 위험이 높아질 수 있거든요."
출산이 끝이 아니었다. 내 몸은 여전히 관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방법을 알고 있었고, 내 몸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마지막 한마디 임신성 당뇨, 절대 나만의 잘못이 아니다
과거의 나처럼, 임신성 당뇨 진단을 받고 좌절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 이건 나의 잘못이 아니다.
- 조금만 신경 쓰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출산 후에도 내 몸을 돌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는 단순히 당 수치를 낮추는 게 아니라, 내 몸과 아기를 위해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배운 것뿐이다. 그리고 그 습관 덕분에 출산 후에도 더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혹시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나씩,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길 바란다. 나도 그렇게 극복했으니까.
건강한 엄마가 건강한 아기를 낳는다. 우리, 끝까지 힘내보자! 💪😊